소현세자는 왜 죽었는가?
김종덕 원장, 독살 아닌 오치(誤治)였다
조선왕가 최초의 의문사, ‘누가’, ‘무엇이’ 소현세자를 죽였는가. 인조의 맏아들 소현세자가 사망한 나이는 34세. 소현세자는 1636년 병자호란 당시 아버지 인조와 함께 삼전도의 치욕을 겪고 8년 간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갔던 비운의 왕세자다. 이 소현세자가 청나라 볼모생활을 끝내고 귀국한 지 2달 만에 갑자기 병에 걸려 실제 왕위에 오르지 못하고 사망했다.
지금까지는 왕에 의한 독살설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독살’이 아닌 ‘오진’에 의한 잘못된 치료에 의해 사망했다는 주장이 한의사에 의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김종덕 사당한의원 원장은 지난 26일 오후 2시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2층 회의실에서 ‘한국학술진흥재단 지원 기초학문 육성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열리는 학술세미나를 통해 이같은 근거를 발표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젊은 나이에 사망하게 되어 독살설 등이 난무하나 『심양일기』와 『을유동궁일기』에 기록된 세자의 병증과 치료과정을 분석한 결과 독살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또 “일기에 기록된 병증과 치료과정을 보면, 소현세자는 소양인으로 판단된다. 세자의 소양병증은 소양인 특유의 증상이며, 소양인 약재가 주된 처방은 세자에게 효과가 좋지만 소음인약재, 태음인약재가 많이 처방된 것은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자는 결흉증과 음허오열로 고생을 하지만 학질로 잘못 치료하는 바람에 사망에 이르렀다”며 “일반적으로 소양인 소양병증인 두통(頭痛) 발열(發熱) 한열왕래 오한 등에 일반적인 감기치료로 땀을 내게 하면 발광섬어증상이 나타난다. 이를 열병이나 전광(癲狂)으로 보아 학질치료를 계속하면 음기가 더욱 허해져 결국 사망하게 되는데, 세자가 바로 이에 해당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세자의 증상과 치료과정에서 볼 때 전혀 독살설은 전혀 타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재규 기자 |